왜 식물인가 — 진화적 서론
인체 핵수용체 48종의 진화와 식물 대사체의 공진화: 조상 수용체가 식물 화합물에 반응하도록 진화했다는 가설.
"인체의 핵수용체는 48종류 정도가 알려져 있다. 이 중 리간드를 모르는 핵수용체가 오랫동안 다수 존재했다. 핵수용체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면 그 초기 리간드는 식물 영양소로 추정된다."
핵수용체(nuclear receptor, NR)는 지질 용해성 리간드에 반응하여 직접 유전자 전사를 조절하는 전사인자 가족이다. 인간 유전체에는 총 48종의 핵수용체가 암호화되어 있으며 (Weikum et al., 2018), 세 가지 범주로 분류된다:
- 내분비 NR (Endocrine NRs, 12종): T3, 에스트로겐, 안드로겐, 코르티솔, 비타민 D 등 고전적 스테로이드·지용성 호르몬 리간드가 완전히 알려진 그룹.
- 채택된 고아 NR (Adopted Orphan NRs, 26종): 과거 고아(orphan)였으나 이후 내인성 리간드가 발견된 그룹. PPAR, LXR, FXR, PXR, CAR, RXR 등 대사 조절의 핵심 수용체가 여기 속한다.
- 진정한 고아 NR (True Orphan NRs, 10종): 현재까지도 내인성 리간드가 확인되지 않은 수용체. NR4A1·2·3 (Nur77·Nurr1·NOR-1), TLX, SHP, DAX-1, COUP-TF I·II, TR2·4.
진화적 통찰 · Promiscuous Ancestral Receptors
Krasowski 등(2011)의 비교유전체학 연구에 따르면, 척추동물 조상의 NR1H(LXR·FXR)·NR1I(VDR·PXR·CAR) 계열 수용체는 결합 포켓이 극히 유연(promiscuous)하여 다양한 식물·외부 유래 화합물을 감지하는 화학 감지기로 기능했다. 이는 초식·잡식 척추동물이 독성 식물 대사체를 해독·대사해야 했던 진화적 압력의 결과이다.
이 유연성의 흔적이 오늘날에도 남아 있다. 특히 PXR의 결합 포켓은 약 1,150 ų로 매우 크고 유연해서 구조적으로 다양한 수십 종의 식물 화합물에 반응한다. 이것이 우리가 약초·향신료·발효 식품에서 강한 약리 효과를 경험하는 분자적 이유이다.